2월호에 실릴 해외원고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KFC와 피자헛, 타코벨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기업 YUM(얌!)의 CEO 데이비드 노박(David Novak)의 칼럼이 있다. 그는 여느 성공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기승전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起) 부분에 해당하는 과거 직업 중 하나가 백과사전 외판원, 어렸을 때 웅진에서 나온 20세기 위인들 즐겨 봤는데 조금 과장해서 거기서 젊을 때 백과사전 안 팔아 본 해외 위인을 못 봤다. 갑자기 미래에 회자될 과거형 현재 직업은 뭐가 될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대세는 신문배달인거 같음. 그 백과사전 외판원 중 하나가 호텔 접수원에 광고회사 직원을 거쳐 피자헛에 들어가서는 46세에 얌 CEO가 됐다. 노박이 강조하는 건 딱 하나, 분위기. 그걸 이번 해외칼럼에서 좀 더 아카데믹하게 풀어보자면 ‘살아있는 문화’다. 실제로 기술한 문장은 ‘Make Your Culture Come Alive’. 그는 YUM에 와서 무엇을 팔지, 어떻게 팔지에 대해선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자랑스러워 하는지 문화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다.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건 이것 저것 계획되고 계산된 수치(Numbers)가 아니라 사람들의 어울림(People do)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직원들의 활기를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을 수 있었던 계기는 광고회사에 다닐 때였다. 당뇨병이 있던 노박의 아내가 2.1kg의 딸을 조산한 후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그 절박한 상황에 당시 노박의 상사가 직원들에게 이렇게 선언했다고 한다. “노박이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박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누구든 해고!” 노박이 직원이 가족문제로 다급한 상황에 처하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장례식, 병원 등을 장거리로 가야 할 경우 비행기를 포함한 최상의 지원인력을 제공하는 등 HR에 공들이는 이유다. 이래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부모따라 가고(Parents are patterns), 물고기는 대가리부터 썩는다(The fish always stinks from the head downwards)는 아름다운 속담이 줄줄 있지. 노박은 그 반대되는 상황에서도 교훈을 얻었다. 그가 호텔 야간 접수원으로 근무할 때 밤늦게 온 인기 팝가수 잉글버트 험퍼딩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그 어떤 칭찬도 받지 못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유능한 직원에게는 반드시 보상이 었어야 한다고 주장함. 단단히 속상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잘됐다. 현재 얌의 직원들은 일을 잘 하면 돈이 가득 든 저금통을 선물로 받거나 고무치킨 인형, 이름을 새겨 넣은 대형 은제 피자팬, 조리법이 적힌 주방용 거울 등을 받는다. 인형 선물 줄 거면 차라리 생필품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주의라서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이슈되는 거 위주로 홍보팀에서 뿌린 거겠지 싶어서, 기사도 아니고 그냥 넘어간다. 노박이 참 정성스런 사람임엔 틀림없다. 워렌 버핏은 그에 대해 "프로 풋볼 선수를 스카우트하듯 최고경영자(CEO)를 뽑는다면 나는 데이비드 노박에게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을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나머지 인생을 닭튀김에 설탕물이나 팔며 보내겠습니까? 라고 한번 설득해보지.



